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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와미유 : 비 오는 어느 가을날

왠지 추적추적한 날씨다. 쏟아지지는 않아도 꾸준히 내리던 비는 운동장을 흠뻑 적셨기에 외부 훈련은 하지 않고 실내에서 가볍게 하는 쪽으로 오늘의 훈련은 결정되었다. 사와무라는 늘 그러하듯 후루야랑 실랑이를 벌이고 하루이치랑 몇마디 주고받으며 1학년 애들과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러다 시선이 이윽고 한 곳에 멎었다. 그는 시합일지를 두고 크리스와 무언가 계속 이야기를 하고…

[◆A] 사와미유 : unusual

남자들끼리니까 평소와는 다르게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단 올린 부분까지는 계속 사와무라x미유키. 이 다음에 이어지는 부분부터는 미유키x사와무라가 될 예정입니다. "박으면 어떤 느낌일까?" 사와무라는 순간 마시던 것을 내뱉을 뻔 했다. 이 사람이 지금 태연한 얼굴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카즈야상…?" 미유키 카즈야. 사와무라가 그를 지칭하는 호칭이 네녀석에서…

[◆A] 후루사와후루 : 어느 여름날

습관적으로 손 안에 있는 공을 만지작거렸다. 오래 써왔던 공이라 길은 잘 들어 있었다. 후루야는 시선을 들어 네트에 부지런히 공을 던지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한 팀에서 같은 포지션을 경쟁한 지 3년째가 되어가는 동년배의 라이벌, 사와무라 에이준이었다. “뭐야, 후루야.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 “헤에, 세이도의 에이스님께서 긴장이라도 하셨나?” “—말은.” 분명 지금도…

[◆A] 사와크리 : 손

스치듯 잠시 만져보았던 손은 단단했다.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기억은 그 짧은 찰나였다. 지금의 투수 사와무라 에이준은 그 사람이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건만 정작 그 사람과 함께 1군에 있던 시간조차 없었다. 그 사람이 세이도의 선수로 활약했던 대부분의 시기에 자신은 이 그라운드에 들어오지조차 못했고, 간신히 사와무라가 마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더…

[◆A] 사와미유 : 응석

"다음 선발은 후루야다." 세이코전의 라인업을 선언하는 감독님의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4강전의 선발은 자신이 아니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었다. 오우야전에서 완투하며 솔직히 자신감도 붙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투수는 후루야였다. 이만큼 다가섰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거리는 멀었다. 하지만 머리 한 구석에서는 아주 냉정하게 자신의 역량은 아직 후루야에게 한참 멀었다고 판단하는 제 자신이 존재했다.…

[◆A] 사와미유 : 욕심쟁이

“당------신!” 미유키는 반쯤 얼이 빠진 상태로, 앞에서 씩씩 대고 있는 소년을 반쯤 어이 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와무라 에이준. 레이쨩의 스카우트로 세이도에 들어와서, 야구의 기초조차 제대로 몰라 모두의 실소를 자아내더니, 이제는 정진정명, 세이도의 소중한 전력이 된 소년. 하지만-. “어이어이, 사와무라, 일단 난 네 선배라고.” 하지만 내심, 귀엽다고도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다른…

청풍(淸風) 외전 ~ 현(絃)

청풍 외전 {현(絃)}   어디선가 청아한 음색이 들려왔다.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픈 음색. 소녀는 갸웃거리며 음이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기와를 멋들어지게 올린 대궐. 오래된 나무와 푸른 기와를 잘 조화시킨 궁전은 나라에서도 가장 화려한 집이었다. 대궐과 어울러 잘 조경된 나무들은 더더욱 대궐을 돋보이게 했다. 백색과 청색으로 배열된 옷을 입은 무사들이 곳곳에 서있었는데,…

청풍(淸風) ~ 왕자님과 소녀의 이야기

0. 마지막   쪽빛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쪽빛을 감싸듯 야트막하게 펼쳐진 푸른 산. 그리고 그 산 앞에 자리한 웅장한 건물. 기초는 반듯한 돌로 되어있고, 그 위로 결이 좋은 나무기둥을 잔뜩 세워서 위에는 곤색 기와를 얹었다. 그러한 건물들이 몇 개나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건물을 감싸듯 담이 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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